티스토리 뷰

<노래하는 강아지똥>     시인이자 작곡가, 노래하는 사람 백창우. 유명한 사람인 줄 몰랐다. 내가 자주 찾는 우리 동네 맨발동무 도서관에서 북콘서트가 있었는데, 그 때 초대손님이 백창우였다. 내 기준으로는 맨발동무 도서관에 초대손님으로 오면 유명한 사람이다. 어쨌든. 강아지똥은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는 권정생의 동화다. 책으로도 영화로도, 그리고 뮤지컬로도 활발하게,꾸준하게 사랑받은 작품이다. 우리 아이들은 <강아지똥>을 책으로 봤고, 영화도 보았다.         그 때는 너~무 유명한 작품이라 안 읽었더라도 이미 많이 전해지고 회자되어 다 알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져 더 이상 읽고 싶은 욕구가 생기지 않는 책. 학교의 권장도서 목록에 버젓이 올라있어도 한 눈에 쓰윽 훑고는 “이미 읽었어.”하며 한구석에 밀어놓고야 마는 책. 정도로 애들이 치부하고 있는 책이었다. 그런데, 누나네 학교 도서관 한구석에서 여섯 살 둘째 아이가 <노래하는 강아지똥>을 발견하고 씩 웃는 것이었다. ‘다 아는 거라고 쳐다보지도 않더니?’ 관심을 보이기에 펼쳤더니, <똥,똥, 똥 강아지똥> 부분이 나타났고, 아이는 거기서 까르르 웃음을 터뜨렸다. 제가 고르고 대출한 것이니, 알아서 듣고 읽겠지. 하며, 던져 두었는데, 집에 오자마자 그 오디오북을 찾는다. 처음엔 책 없이 노래만 들었다. 아이의 목소리와 어른의 목소리가 잘 어우러진다. 노래는 제제, 굴렁쇠 아이들, 달팽이, 홍순관, 이숲 이 했다고 적혀 있다.   16곡의 노래, 연주곡, 그리고 네 곡의 덤까지 다 흐르는 동안 아무도 중지시키지 않는다. 평균 3분 잡아 20곡이면 1시간인데... 아이들이 웬만한 노래는 시시하다거나, 재미없다며 10분을 넘기기 어려운데. 신기하다 싶었다. 그리고 더 놀라운 건. 우리 아들이 노래를 따라하거나, 동극 배우처럼 강아지똥과 나무 아저씨의 대사를 따라한다는 것이었다. 유치원 다니는 내내 노래 한 곡 듣는 게 소원일 정도로, 유치원에서 배운 노래 집에서 부르길 극구 거부하는 우리 아들. 책을 펼치고 노래 나오는 동안 얌전히 앉아서 가사를 보며 따라한다. 무지 동감이 되나 보다.   어느 새 나도 모르게 내 아들 옆에 기대어 앉아 음악을 듣고 있다. 눈으로 보지 않고 마음으로 듣게 되니, 울리는 공감대가 더 넓어진다. 강아지똥의 눈망울과 맑은 목소리가 상냥하게 내 마음을 두드린다.   강아지똥이 하늘에 뜬 별을 처음 본 날 부르는 노래<별이 되고 싶어>   나도 별이 될 순 없을까 별이 되고 싶어 별이 되고 싶어   강아지똥이 세상에 나와 처음 가진 물음들<나는 누구일까>   나는 누구일까? 내 이름은 뭐지? 여기는 도대체 어디야? 무엇 때문에 나는 이 세상에 나온 거지? 나는 앞으로 뭐가 될까? 어떻게 살아가게 될까? (강아지똥의 막막함이 느껴져 눈물이 울컥)   겨울, 강아지똥과 골목 동무들이 부르는 노래<추워>   아이고, 추워 아이고, 추워 엄살 부리는 거 아냐 너도 한번 나와 봐     강아지똥을 놀리는 노래<똥, 똥, 똥, 강아지똥>   지지지지 지지지지 지지지지 지지지지 (여기까지만 들어도 알겠지?)   강아지똥이 속상해서 부르는 노래<속상해>   치, 지들은 얼마나 잘났다구 나한테 이러쿵저러쿵하는 거야. 내가 뭐 지들한테 뭐라고 하기를 했나, 그렇다고 뭐 뻐기기를 했나, 왜 나한테 뭐라고 하는 거야. (그래, 맞다 강아지똥 네 말이 맞다. 하고 맞장구쳐주고 싶은 대목)     노래의 흐름을 따라 귀를 기울이니 기분이 물렁물렁해진다.     민들레는 별처럼 꽃을 피우지. 니가 내 안에 들어오면 그게 거름이 되어서 아주 싱싱한 꽃을 피울 수 있어. 정말? 나도 꽃이 되는 거야? 별처럼 예쁜 꽃이?     이렇게 아름다운 동화라니...이렇게 아름다운 노래라니... 강아지똥의 마음을 이해한다면 우리 아이도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알게 되었을 것이다. 그래서 저절로 따라부르고 싶은 마음도 들었을 것이다. 참으로 소중하고 고마운 책이다. 마음을 움직이는 책, 노래. 감사합니다.

노래로 듣는 그림책, 따라 부르는 강아지똥 이 세상 목숨 있는 것들을 보듬는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 삶과 글로 보여준 동화 강아지똥 을 스무 곡의 노래로 만들었습니다. 밤하늘에 뜬 별을 처음 본 날 부러운 마음을 노래한 별이 되고 싶어 , 작가의 생각이 직접적으로 담긴 언젠가는 너도 귀하게 쓰일 날이 있을 거야 등 시처럼 아름다운 노랫말과 간결한 곡조로 만들어진 노래들이 아이들이 쉽게 따라 부르기에 좋습니다. 포함된 음반 CD에는 스무 곡의 노래와 연주가 들어 있고(본곡 16곡, 덤 4곡), 책자에는 노랫말과 악보, 음반 작업을 하기까지를 에세이로 쓴 ‘내가 만난 강아지똥’이 실려 있습니다. 악보에는 노랫말과, 기타나 피아노로 연주할 수 있도록 코드를 표시했습니다. 각 노래들은 내용에 따라 밝고 발랄하게, 또는 차분하게, 슬프게 다양한 느낌을 전달하며 획일화되지 않은 감성을 담아냅니다. 작곡가 노영심의 피아노 연주와 흙덩이 목소리를 맡은 개그맨 이홍렬의 목소리도 친숙하고 반갑습니다.

1. 별이 되고 싶어(2:33) 백창우 글·곡 | 제제 노래
2. 나는 누구일까(4:45) 백창우 글·곡 | 백창우+제제 노래
3. 추워(3:36) 백창우 글·곡 | 백주연+굴렁쇠 아이들 노래
4. 똥, 똥, 똥, 강아지똥(3:52) 백창우 글·곡 | 백주연+굴렁쇠 아이들 노래
5. 속상해(3:13) 백창우 글·곡 | 제제 노래
6. 울지 마(2:59) 백창우 글·곡 | 홍순관+상지(굴렁쇠 아이들) 노래
7. 너는 어디에서 왔니(3:02) 백창우 글·곡 | 제제+홍순관·상지(굴렁쇠 아이들) 노래
8. 난 이제 어떻게 될까(2:44) 백창우 글·곡 | 홍순관·상지(굴렁쇠 아이들) 노래
9. 언젠가는 너도 귀하게 쓰일 날이 있을 거야(3:07) 백창우 글·곡 | 굴렁쇠 아이들+달팽이·홍순관 노래
10. 안녕(3:02) 백창우 글·곡 | 이홍렬 낭송+홍순관·상지(굴렁쇠 아이들) 노래
11. 눈이 와요(5:07) 백창우 글·곡 | 안성화+굴렁쇠 아이들 노래
12. 봄이 왔어요(2:37) 백창우 글·곡 | 굴렁쇠 아이들+달팽이 노래
13. 민들레는 별처럼 꽃을 피우지(4:09) 권정생 시·백창우 곡 | 안성화 노래
14. 강아지똥(2:50) 백창우 글·곡 | 제제+굴렁쇠 아이들 노래
15. 눈이 와요(5:08) 연주곡 백창우 곡 | 클라리넷 박진철·플루트 현유선·기타 서창원·베이스 김정욱 연주
16. 강아지똥(2:38) 피아노 연주곡 ① 백창우 곡 | 노영심 연주
덤 하나. 말랑말랑 몰랑몰랑(1:38) 백창우 글·곡 | 기쁨이(굴렁쇠 아이들) 노래
덤 둘. 그래, 그런지도 몰라(2:56) 백창우 글·곡 | 이숲 노래
덤 셋. 강아지똥 피아노 연주곡(5:47) 피아노 연주곡 ② 백창우 곡 | 노영심 연주
덤 넷. 강아지똥 노래 반주(2:37) 노래 반주 백창우 곡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