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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일상을 보내다 보면 우리는 어느새 마음의 여유를 잃은 채 살아간다. 피곤하고 지친 몸을 이끌고 수많은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 걷다 보면, 잠시나마 느긋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아마 사람들이 여행을 떠나는 이유 중 하나가 그것이 아닐까.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여행, 느림의 미학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여행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이곳이 가장 알맞지 않을까 싶다. 《여름의 묘약》은 저자 김화영이여행한 1969~2012년의 프로방스의이야기를 담은 산문집이다. 보랏빛의 라벤더가 고원을 뒤덮고 있고, 여름 뙤약볕 아래 꿀같은 낮잠을 즐기고, 테라스에 앉아 여유롭게 와인 한 잔을 즐기는 이야기들을 읽다 보니 어느새 프로방스의 여름을느끼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저자 김화영은 프로방스 여행 과정을 그대로 나열하는데, 자세하고 섬세한 묘사는 그와 함께 프로방스를 여행하는 기분이다. 그를 따라서 분수대가 인상적인 광장에서부터 한적한 흙길을 따라 걷다 보면 나오는 알베르 카뮈의 집까지 프로방스가 주는 그 여유로움을그대로 느낄 수 있다. 한여름의 건조하고 부드러운 공기, 구름 한 점 없는 푸른 하늘, 온 천지에 가득한 라벤더, 타임, 로즈메리 향기, 요란한 매미 울음소리, 창공을 향해 화살표처럼 솟아오르는 시프레나무의 고장 프로방스. (p.172) 《여름의 묘약》에서는 프로방스의 정취도 느낄 수 있지만,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이방인>의 작가 알베르 카뮈,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를 비롯한 많은 문학가들의 이야기도 들을 수도 있다. 저자 김화영은 40년 동안 많은 불문학을 번역하여 국내에 소개해왔다. 40년이 넘는 시간을 불문학을 사랑하며 살아온 그의 모습은 《여름의 묘약》에서 그대로 보이는데 알베르 카뮈와 장 그르니에부터 한국에서는 다소 낯설 수 있는 작가들에 대해 그 어디에서도 듣지 못한 이야기들을 자세히 들을 수 있다. (이렇게 많은 작가들을 알지 못했다는 사실에 조금은 안타까울 뿐이다!) 특히 그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단연 알베르 카뮈이다. 프랑스 엑상프로방스에서 알베르 카뮈론을 전공한저자 김화영은 프로방스를 여행하던 도중에 알베르 카뮈의 집에 방문한다. 그곳에서 카뮈의 딸인 카트린 카뮈와 대화하고 알베르 카뮈의 손길이 닿았던 그곳을 고스란히 느낀다. 문학가는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화가 반 고흐가 머물렀던 정신병원에 대한 이야기도 언급된다. 반 고흐가 살아있었을 당시 사람들은 그에 대해 두려워하면서 정신병원에 들어가길 바랐다. 그가 죽고 난 뒤, 반 고흐의 공간 이라는 이름으로 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기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조금 씁쓸하기도 했다. 이제 그들은 문화센터 를 차리고 반 고흐가 없는 부르주아적 문화 생활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그리고 그들이 배척했던 고흐 덕에 관광수입도 올리고…… 환한 대낮의 삶이 가끔 악몽 같아 보일 때가 있다. (p.120) 느긋하게 여행을 하다 보면 그동안 내가 놓치고 살았던 것들을 다시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여름의 묘약≫을 통해 본 보랏빛의 프로방스는 아마 잊어버리고 있던 것들을 다시 떠올릴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좋아하는 작가의 발자취를 따라 문학 기행을 떠나는 것도, 아니면 모든 것을 잊고 햇빛 드는 테라스에 앉아 와인 한잔하며 독서하는 것도 모두 나쁘지 않은 곳이다. 그렇게나의 여행 버킷리스트에 프로방스 를 조심스레 적어본다.
알베르 카뮈, 장 그르니에, 마르셀 프루스트의 연인,
불문학자 김화영의 프랑스 문학기행
삶에서 가장 빛나던 날들을 채웠던 것들. 문학평론가이자 불문학자인 김화영 교수에게 인생의 ‘여름’은 프로방스에서 보냈던 이삼십대를 빼고는 생각할 수 없는 것이다. 1969년 지중해 연안에 처음 발 디딘 젊은 학자가 받은 충격을 담은 책 행복의 충격 은 백여 권의 저, 역서를 낸 그의 첫 책이 되었다. 자유로이 국경을 넘나들고 지금 당장, 여기서, 행복한 사람 의 땅에서 보낸 젊은 날의 기록이었다.
40여 년이 지났다. 경이로움으로 가득한 유학생이던 그는 이제 원로 학자가 되었다. 그런 그가 2011~2012년 두 번의 여름, 프로방스를 다시 찾았다. 프로방스에서 파리까지의 여정에는 알베르 카뮈, 장 그르니에, 마르셀 프루스트 등 그가 평생을 바쳐 번역해 소개한 작가들이 함께했다. 알베르 카뮈의 집, 카뮈가 폐결핵으로 고통받으며 가족과 떨어져 외롭게 요양한 농가, 말라르메가 기간제 영어 교사로 머물렀던 투르농의 고등학교, 조르주 상드의 고향 노앙 성과 마의 늪 의 무대가 된 숲 등을 찾아가며 작가들의 작품과 자취를 돌아본다.
작가와 작품을 만나는 여정 사이사이, 김화영 교수는 젊은 날의 추억과 그때의 인연도 찾아간다. 김화영 교수가 보낸 두 번의 여름은, 누구나 떠날 수 있지만 누구도 하기 어려운 여행을 보여준다. 경험과 직관보다는 빠르고 많은 정보, 그 ‘스마트’함이 최우선인 이 시대에는 더욱 그렇다. 누구나 가지고 있을 너무 짧았던 우리 여름의 싱싱한 빛 을 간직하는 생의 여정, 모순으로 가득한 무용한 정열 을 잊지 않으려는 자세, 그것이야말로 스쳐지나가는 나날을 보듬으며 진정으로 삶을 사랑하는 삶의 태도임을 우리는 이 특별한 여행에서 되새길 수 있다.
서문
너무 짧았던 여름의 빛
2011년 여름, 엑상프로방스
세잔의 길과 보르쾨유의 여름 집
프로방스의 아침 시장과 카바용 멜론의 향기
낮잠 뒤에 차린 쿠스쿠스
생트빅투아르와 쿠르 미라보
낯설어진 도시의 이방인
엑스의 분수대 순례-마자랭 구역
물의 도시를 걷다-구시가의 골목길들
뤼베롱 골짜기의 숨은 꽃-루르마랭
알베르 카뮈의 집
생 레미의 알리스 모롱 부인
반 고흐의 풍경
프로방스에서 파리로, 그리고 갈리마르 출판사 100주년
베네치아에서 바라보는 여름의 뒷모습
짧아서 더 잊을 수 없는 그 빛
목신을 찾아서
2012년 여름, 오트프로방스
금작화 만발한 마을
지오노와 마노스크
몽 도르 언덕 위의 방심放心
바셰르의 푸른 종탑
시미안의 장 그르니에와 바농 언덕에 소생한 푸른 수레국화’
뤼르스, 그리고 지오노의 집 르 파라이스
루시용 붉은 흙을 바라보며 레몽 장을 전송하다
보리의 마을과 세낭크 수도원
마르고트의 떡갈나무와 네 여왕의 폐허
루상 성에서의 식사와 ‘빛의 채석장’
세비녜 부인의 편지와 함께 높이 솟은 그리냥 성
말라르메의 투르농
알베르 카뮈의 유배지 ‘르 파늘리에’
레뇌 마을의 종소리에서 무위를 배우다
바티 뒤르페 성의 신부와 마을의 혼례
대장 몬느 의 잃어버린 영지로 가는 길
노앙 성에서 조르주 상드의 이웃이 되어
루아르의 보석 아제 르 리도와 사셰 성 골짜기의 하얀 꽃
마르셀 프루스트의 콩브레
레오니 아주머니의 집과 스완의 집
말라르메의 정원에서 하늘을 보다
여행의 끝?파리의 무프타르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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